예전엔 은퇴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MZ세대들은 40 초반쯤 조기은퇴를 뜻하는 파이어족을 꿈꾸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부수입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독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의 줄임말로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네요.
솔직히 저는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이러한 왜 젊은 사람들이 조기 은퇴를 꿈꾸는지가 온전히 이해가 됩니다. 저희 남편은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입니다. 신랑이 자유시간 대신 노동시간을 늘리면 소득은 증가하죠. 하지만 그와는 반비례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가족을 위해 일하지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데 도저히 그 상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덕분에 파이어족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파이어족은 어떻게 조기은퇴를 위해 준비하고 있을까요?
1. 지출 줄이기
이들은 소득의 50% 이상은 저축하려고 합니다. 일단 가지고 있는 빚을 다 갚고 종잣돈을 모아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 극단적인 무지출 소비를 합니다. 제가 눈팅하는 맘카페에서도 무지출을 위해 포인트를 모아 물건을 사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요. 들여다보면 소비를 줄이기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싶었는데 파이어족들에겐 기본이었네요.
지출 줄이는 방법으론 자동차나 택시 대신 대중교통 또는 도보 이용하기, 커피는 걸음수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앱 사용해 기프티콘으로 마시기, 중고거래 활용하기, 사고 싶은 것 미루기, 약속 줄이기, 휴대폰 요금제 저렴한 것 이용하기 등이 있습니다. 짠내 난다고 짠테크라고 하기도 하네요.
2. 통상적인 목표금액 12억 만들기
주식이나 예금에서 나오는 5~6%만의 수입으로도 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현금 12억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해요. 12억을 모두 노동을 갈아넣어 만드는건 현실적으로 무리겠지요? 씨드머니를 1~2억정도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불가능한 금액이 아니라고 합니다.
3. 연금 준비
연금에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일을 하고 있다면 이미 납부하고 있을 것이고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개인연금입니다. 개인연금 중에서는 주식형 연금펀드가 연말정신 시 절세효과도 있고 수익률도 높아 많이들 추천한다고 합니다.
파이어족이 어떻게 조기은퇴를 준비하는지 알아보았는데요, 조기은퇴라는 달콤한 말의 이면엔 짠내나는 현재의 삶이 있었군요! 어떻게 보면 파이어족은 정말 친환경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야 말로 지구를 오염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행위부터 해서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지 않았거나 아이가 없는 부부라면 파이어족으로 조기은퇴를 위해 노력해 볼 만하겠네요. 하지만 빚을 모두 청산하고 종잣돈을 만든다, 개인연금계좌를 개설한다는 점은 크게 동의하고 공감이 갑니다.
살아보니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참 귀하다는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지금은 주어진 시간이 영원할 것 같지만 죽음을 코앞에 둔 시간 앞에선 부자도, 빈자도 공평합니다. 시간이 다하면 누구나 모든 게 끝납니다. 제가 포인트를 모아 무료로 물건을 사기 위해 개인정보를 팔거나 광고를 클릭하는 시간, 왕복 40분이 넘는 마트에 몇 천 원 할인하는 상품을 사러 갔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시간도 돈만큼 중요하게 여겨 아끼고 쪼개 사용해야겠습니다.
내가 내린 결론: 수입보다 적은 지출로 자산을 불리자! 돈을 아끼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돈보다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자. 아낀 시간은 파이프라인 구축에 투자하자. 소비는 지구를 망가뜨리니 최소한으로 하자. 불필요한 만남은 시간과 돈을 좀먹게 한다. 여하튼 파이프라인 여러 개 만들어 현금 돌면 주식 사모으며 경제적 자유를 이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