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에 있는 동굴인 광명동굴에 아이와 함께 다녀왔어요. 광명동굴은 활옥동굴처럼 광산이었던 공간을 광명시에서 문화관광지로 되살려 놓은 동굴입니다. 폭염으로 낮시간에 아이와 야외활동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원한 동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택했어요. 다녀와서 제가 직접 느낀 점을 공유하겠습니다.
서울근교 광명동굴 입장료, 주차팁, 보물탐험 후기
한여름에 반팔 반바지는 추워요
동굴 내부가 10도대라고 해요. 그저 시원하겠거니 했는데 솔직히 추웠어요. 저는 반팔 반바지, 아이는 긴 바지에 반팔을 입고 갔었는데 저희 아이 진짜 열 많은 아인데도 춥다고 했어요. 관람 끝나고 차 타러 가는 길까지 한 10분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 주차장 도착할 때쯤 되니 손이 따뜻해지더라고요. 한여름에는 반바지에 긴팔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가디건이나 바람막이 정도 걸치면 좋을 것 같아요.
내부에 화장실이 없어요
활옥동굴에서는 내부에 화장실이 없는 줄 알고 입장해서 관람하다가 밖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한 후 재입장했었어요. 하지만 활옥동굴엔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광명동굴에는 화장실이 동굴 내부에 없어요. 그러니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신 후 입장하시길 바랍니다.
아이걸음으로 총 50분 걸렸어요
저희 아이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사진은 별로 찍지 않으면서 6세 아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관람했더니 총 50분 걸렸어요. 와인동굴 쪽도 다녀와서 그런데 와인에 관심 없으신 분들이라면 와인동굴 쪽은 패스하셔도 될 듯합니다. 와인동굴까지 다녀오지 않는다면 한 4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평지에서 동굴아쿠아리움을 관람하다가 아주 긴 계단으로 지하 깊숙이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가는 길에 폭포도 있고 포토존도 꾸며놓았어요. 구경하면서 가기 때문에 힘들진 않은 것 같아요.
계단이 많아서 유아차(유모차)는 못 가요
광명동굴은 지하로 내려가면서 관람을 하는 동선입니다. 때문에 계단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그래서 유아차(유모차)는 관람이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4~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기관에서 단체로 관람 오는 것 보면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관람이 가능해 보여요. 만일 유모차(유아차)를 타는 어린아이가 있는데 동굴을 가고 싶으신 분들은 충주 수안보에 있는 활옥동굴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활옥동굴은 평지라 실제로 제가 유모차를 끌고 돌아다녔는데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거든요.
활옥동굴 충주 수안보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
근현대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어요
광명동굴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금을 수탈해 가며 만들어졌어요. 광명동굴은 일본이 어떻게 광부를 부려 금을 착취했는지 피규어나 마네킹 등을 만들어 재현해 놓았습니다. 제가 갔던 평일 낮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단체관람을 온 아이들이 몇 팀 있었는데 아이들이 꽤 진지하게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더라고요. 요즘 저희 딸은 일본이 조선을 어떻게 괴롭혔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도서관에서도 근현대사 내용이 담긴 책을 빌려다보고 그럽니다.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는 시기에 다녀오니 더 흥미롭게 관람했어요.
동굴 아쿠아리움이 있어요
광명동굴에 흐르는 물이 1 급수라고 해요. 광명동굴은 이러한 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워 각종 물고기와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깨끗한 동굴의 물속에서 물고기가 지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아이가 좋아했어요. 활옥동굴처럼 투명한 카약을 타보는 체험은 없었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동굴 예술의 전당 미디어 파사트
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광명동굴 직원이 광명동굴의 역사와 그 가치에 대해 설명해 주십니다. 그리고 캄캄한 동굴을 스크린 삼아 빔을 쏘아 작품을 상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아요.
광명동굴은 우리나라에서 폐광을 문화관광시설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간다고 해요. 무더위를 피해 놀러 왔다가 새삼 일제의 착취해 시달렸던 조상들의 괴로운 현실을 직면하게 되어 숙연해졌어요. 그러한 역사적 아픔이 있는 공간을 훌륭한 관광지로 보존하며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저와 아이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