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아이들이 원래 입이 짧은 편이고 뭘 해달라고 먼저 말하는 편이 아닌데 요즘 부쩍 간식을 요구하더라고요. 전엔 간식 먹으면 다음 식사량이 확 줄어 되도록 가벼운 간식만 줬었어요. 근데 요즘 크려고 하는건지 간식을 제법 묵직하게 먹어도 저녁식사에 지장이 없길래 없는 솜씨 뒤져서 간식을 만들어 바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수제비를 만들어줬어요. 처음엔 생긴게 별로 예쁘지도 않고 못생겼다고 맛이 없을 것 같다며 제 마음에 돌을 던졌지만 한입 먹어본 순간 바로 따봉을 마구마구 날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입짧은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제비 만드는 방법 공유하고 싶어서 포스팅합니다:)
준비물
육수: 물 700ml, 시크릿 코인 2알, 국간장
건더기: 양파 조금, 애호박 조금, 감자 조금
반죽: 밀가루250g, 물 120ml
수제비는 뭐니뭐니해도 쫀득한 반죽이 중요해요. 밀가루 포대를 살펴보니 물 200ml에 밀가루 500g을 넣으라고 되어 있길래 저는 물 120ml에 밀가루 250g정도 넣어준 것 같아요. 사실 대충 눈대중으로 넣었습니다. 밀가루 푹 넣고 주물떡 거리다 끈적이면 밀가루 더 넣어주면서 적당한 농도를 맞췄어요. 반죽을 치대다가 보면 끈적이는 느낌이 사라지고 손에서 반죽이 떨어져 나가는 시점이 옵니다. 그럼 반죽을 멈춰주세요. 그리고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줍니다. 30분 정도 냉장고에 있다 나오면 더 쫀득거리는 수제비를 맛볼 수 있어요.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넣은 다음 애호박, 양파, 감자를 손질해줍니다. 저는 한번에 많은 양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먹을 만큼만 해야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부족한듯 먹어야 과식하지 않아 건강에도 좋으며 맛있게 먹게 되기 때문이예요. 애호박, 감자, 양파는 동그랗게 썰어 십자가 모양으로 썰어 4등분을 해주었어요.
손질한 야채와 반죽한 밀가루는 모두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아이들이 집에오면 육수를 끓이면서 바로 수제비를 떠줍니다.
육수는 멸치나 다시마를 넣어 내도 맛있지만 집에 시크릿 코인이 있기 때문에 2개를 넣어주었어요. 물 700ml정도와 조미료를 넣고 팔팔 끓여줍니다. 그러다 시크릿 코인이 반정도 녹았을 즈음 손질해놓은 야채를 넣어줬어요. 그리고 다시 냄비가 팔팔 끓으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수제비를 꺼내와요. 그리고 수제비를 적당한 크기로 떠서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수제비를 뜰 땐 최대한 손가락으로 납작하게 눌러 얇게 떠주는게 맛있어요. 반죽 양이 너무 많다고 빨리 끝내기 위해 두껍게 뜨면 수제비의 쫀득거리는 식감이 빵같은 식감으로 바뀝니다. 게다가 두꺼워서 국물이 잘 배지 않아 얇은 수제비보다 싱겁더라고요. 그리고 국간장은 마지막에 간 맞추는 용으로만 사용하세요. 수제비 뜨는동안 국물이 제법 졸아서 계속 짜지더라고요. 수제비를 뜰 때는 가스불을 끄고 하시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그럼 손도 뜨겁지 않아 좋았어요. 반죽 다 뜨면 가스불 켜서 한소끔 끓여도 수제비 상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고요.
첫째가 어릴 땐 수제비 반죽을 밀대로 밀고 쿠키커터로 모양을 내서 수제비를 만들어 주었었어요. 그때 생각이 났는지 제가 수제비 뜨고 있으니 옆에 와서 자꾸 쿠키커터로 동물모양 수제비를 만들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날따라 몸이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다음을 기약했네요. 아이들과 함께 요리하는걸 즐기시는 분들은 수제비가 같이 만들기 참 괜찮은 요리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잘 알면서 결국 저는 두꺼운 수제비를 만들었네요.... 사실 원래 이것보다 훨씬 얇게 잘 뜨는데(왕변명) 이번엔 반죽이 좀 묽게 되서 그런 것 같아요. 아쉽지만 그래도 빵식감은 아니었습니다ㅜㅜ 완성된 수제비는 마른 체격의 5, 8세 여자아이들이 남기지 않고 홀랑 다 먹은 양이니 참고하셔서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오늘처럼 비오는 날에 수제비 딱이지 않나요? 그럼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