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작고 마른 편이라 그런지 유난히 손 힘이 약해서 연필잡는 것도 아직 어색해요. 그래서 평소에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놀이가 뭘까 늘 고민하고 있었어요. 근데 얼마 전 큰 아이가 유치원에서 디폼블럭으로 파인애플을 두개 만들어왔어요. 그 몇개 되지 않는 적은 블록으로 만들었다가 부쉈다가를 반복하길래 드디어 디폼블럭을 가지고 놀 때가 왔구나! 하고 디폼블럭을 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디폼블럭을 사려고 알아보다가 당근마켓을 검색하게 되었어요.
5만피스 정도가 들어있는 디폼블럭 상자를 퇴근하는 신랑에게 받아오라고 부탁해서 우리집에도 디폼블럭이 생기게 됐습니다. 때마침 비오는 주말이라 새로운 집콕놀이가 절실했는데 아주 딱이었어요.
하지만 유치원에서 했던 투명한 디폼블럭은 빼고 끼는게 부드러웠는데 중고로 가져온 디폼블럭은 만 5세가 하기엔 너무 뻑뻑하더라고요. 다행히 우리집엔 퍼즐을 좋아하는 아이 아빠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디폼블럭의 세계에 발을 담근 아이 아빠는 아이들이 잠든 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엘사, 안나, 티니핑, 뽀로로, 산리오 캐릭터를 양산하더라고요. 저는 옆에서 단순노동만 했는데 무념무상 그렇게 힐링일 수가 없습니다. 여튼 저희 아이들은 아침마다 아빠가 밤새 만들어 놓은 디폼블럭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들고다니면서 둘이 꽁냥꽁냥 가지고 놀아요. 역할놀이를 야무지게 하면서요.
디폼블럭 도안은 아토블럭이나 클레이피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별도의 가입 없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집에 프린터가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셔서 다운받아 이용하시면 좋을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저희 신랑처럼 만들고 싶은 디폼 이미지를 검색해서 그걸 도안삼아 만들 수 있습니다.
점점 디폼블럭으로 만드는 작품의 스케일이 커질 수록 저희 신랑은 중고로 들였던 디폼블럭으론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원하는 색이 부족하니 저 몰래 야금야금 또 사모으더라고요. 그런데 업체에 주문을 넣으며 1:1 무료도안도 함께 요청했더라고요. 덕분에 일곱살 언니도 디폼 단순노동에서 벗어나 직접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도안이 있으니까 이거 만드는거 진짜 재밌네~" 라고 말하며 디폼블럭 선생님의 꿈을 키워가는 우리 귀염둥이입니다. 아빠가 추가로 디폼을 주문하면서 망치도 함께 주문했어요. 망치가 있으니 잘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혼자 망치질 해가며 절 찾지 않더라고요. 원래는 잘 안껴지니 와서 껴달라고 sos를 수시로 쳤었는데 망치는 정말 잇템임이 확실합니다.
저희 아이는 평소에 블록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라 디폼을 재밌어 하는게 좀 신기했어요. 저희아이가 디폼블럭을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봤어요.
1. 한번 만들면 잘 망가지지 않는다.
만들어서 갖고놀다가 잘 부숴지지 않으니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쩌다가 레고로 성같은걸 만들면 절대 허물지 못하게 숨겨놓는 스타일이거든요. 놀다가 자기가 만든 블록이 무너지거나 하면 극대노합니다ㅠㅠ 그런데 디폼은 거의 망가짐 없더라고요.
2. 키링으로 만들어 가방을 꾸밀 수 있다.
예쁘게 만든 디폼을 가방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서 자기가 만들었다고 자랑할 수 있어요. 가방 무겁게 왜 이렇게 많이 달고 다니냐고 물어보니 "다른 친구들과 가방이 똑같아서 내 가방인지 한눈에 알아보려면 달아야한다"고 주장하더라고.....
3. 일반 블록에 비해 색이 다양하다.
알록달록 무지개의 수렁에 빠진지 3년이 넘었어요. 한번은 옷가게에 갔는데 무지개 치마를 (또) 사려고 하길래 제가 다른 스타일도 좀 사보자고 했어요. 그러자 그 옷가게 사장님이 하셨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서 맴돕니다. "무지개는 영원해.. 그치^^?"
4.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레고나 와플블럭, 나무블록으론 구현할 수 없는 디테일을 디폼이 해냅니다. 아무래도 색이 다양하고 브릭이 작아서 그런 것 같아요. 2D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일반적인 놀이방식이기도 하고요!
5. 선물할 수 있다.
저희 아이는 자기가 만든 작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더라고요! 만들면서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설레하고 완성되면 선물하면서 그 기쁨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나누며 살아가는 기쁨을 배우는 것 같아서 좋아요.
최근 저희 부부는 디폼블럭으로 스타벅스 로고를 만들고 있었요. 도안은 따로 없고 그냥 신랑이 인터넷에 검색한 것 보고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디폼을 하려고 육퇴시간을 기다리고 있어요. 온가족이 즐기기에 딱 좋은 집콕 놀이로 디폼블록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긴 장마기간은 바깥놀이가 힘드니 집에서 디폼블럭으로 즐거운 시간 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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