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치원 방학 선물로 스몰월드 만들기 키트를 받아왔어요. 이 키트를 보니 한 5년 전에 유행이라 큰 아이 어릴때 저도 한천가루를 사다가 스몰월드 비스무리하게 꾸며서 놀 수 있게 해준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스몰월드는 아이들이 촉감놀이, 역할놀이 등을 할 수 있어서 영유아들 정서발달에 참 좋은 놀이예요. 일정한 트레이 안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놀이하는 것인데 저희 아이기 가져온 바다만들기 키트는 바다에 사는 동물들, 나무 등 피규어와 섬을 만들 유토, 섬을 꾸며줄 돌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예전엔 워터비즈(수정토)로 촉감놀이를 많이 했는데 수정토가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라 환경을 비롯해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워터비즈를 손으로 부실때 촉감이 비슷하지만 자연의 재료인 한천을 촉감놀이로 사용하는 추세로 바뀌었어요. 한천가루는 양갱을 만들때 쓰는 재료인데 물+한천가루를 넣고 끓였다 식히면 젤리나 양갱같이 고체로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굳은걸 보면 부숴버리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라요. 그걸 부시며 스트레스도 어느정도 해소되는 기분이긴 하더라고요. 바다만들기 스몰월드를 할때엔 한천가루와 파란 식용색소로 바다를 표현한답니다.
바다 스몰월드 재료
1. 바다: 한천가루, 물, 바다색 색소, 바닷속 동물 피규어 등
2. 섬: 유토, 돌, 나무 피규어 등
3. 트레이
요즘 설명서 읽어보고 그대로 실행하는 것에 재미를 붙인 첫 째의 흥분한 필체가 보이시나요? 제가 놀이 세팅하는 동안 어떤 순서로 어떻게 꾸며야 할지 동생 붙잡고 브리핑하고 있더라고요.
섬과 바다를 표현하는 것이 스몰월드의 주제인 만큼 상어, 문어, 물고기 등 바닷속 생물들 피규어와 식용색소가 들어있는 꾸러미가 있고 섬을 표현하는 유토도 들어있어요. 유토는 저는 처음 접해봤는데 저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이미 가지고 놀아봤다고 했어요. 잘 안굳는 찰흙같더라고요.
한천가루는 한 두어스푼 냄비에 넣고 물에 풀어 한번 끓여주었어요. 아무래도 뜨거운 건 아직 아이들이 하기 위험해서 엄마가 해주었습니다.
키트에 함께 들어있던 유토와 작은 돌들로 섬을 열심히 꾸며주고 있는 아이들이예요. 돌이 꼭 쌀알같이 희고 작아요! 한천가루 넣고 끓인 물을 한김 식힌 다음 식용색소를 넣고 저어주고 아이들이 꾸며둔 트레이에 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원하는 위치에 바다생물 피규어로 장식을 해주었어요. 점점 스몰월드가 완성되가는거 보이시나요? 꾸미는거 좋아하는 아이들이 진짜 즐거워해요.
완성되고 한천이 굳을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근데 굳는걸 실시간으로 보면서 기다리면 아마 손가락 자국의 구멍이 숭숭 뚫린 스몰월드를 만나보실 수 있게 될겁니다. 그러니 트레이를 아이들 눈앞에서 치워버리세요! 저리 가서 놀다가 오라고 아이들을 멀리 보내버리면 무사히 한천이 굳어 근사한 상태의 스몰월드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실 수 있답니다.
어떻게 노는지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 둘이 한참을 피규어들로 역할놀이를 하며 놀았어요. 마지막엔 젤리처럼 단단해진 한천가루 녹인 바다를 장난감 칼로 썰고 주무르며 촉감놀이를 하고 유토로 클레이놀이까지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천연성분으로 이루어진 재료들이다 보니 놀이가 끝나면 바로 치워줘야해요. 다음날까지 놀수 없어요! 곰팡이가 생길수도 있거든요. 1회성 놀이라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그만큼 아이들 몸에 안전하니 좋은것 같아요.
이 키트는 2번정도의 스몰월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으로 나왔어요. 그래서 첫날 언니가 거의 다 만들어 둘째는 거의 구경밖에 못했는데 언니 학원 간 사이에 둘째도 자기가 직접 꾸며보게 준비해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이런 키트를 구입하지 않으셔도 집에 있는 넓고 깊이가 조금 있는 그릇과 한천가루, 식용색소만 있으면 충분히 스몰월드를 꾸며서 놀 수 있어요. 한천젤리가 치우기 번거로우시거나 일회성 놀이가 별로 마음에 안드시는 분들은 쌀, 마카로니 등에 알록달록하게 식용색소를 입혀 예쁘게 꾸며서 놀기도 하더라고요. 엄마표 놀이가 참 준비하고 뒷정리하는 엄마는 고되지만 아이들 정서에는 너무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아무튼 가정보육 놀이로 스몰월드 만들기 슬쩍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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