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파크에서 하루종일 놀고 온 다음날도 너무 추웠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항공우주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세상에 한달에 한번 있는 휴무라 못갔어요... 제주도 항공우주박물관은 매달 세쨋주 월요일에 휴관이라고 합니다^^...ㅠㅠ
여튼 그래서 가게 된 아르떼 뮤지엄.
아르떼 뮤지엄은 강릉에도 있는데 강릉이 더 좋다는 소문이 있어 작년에 갔을때는 갈 생각도 안해본 곳이었어요. 하지만 함께 여행을 간 분이 가보자고 제안하셨고 귤따러 가기엔 너무 추웠기 때문에 가보게 됐습니다.
제주 아르떼 뮤지엄은 과거에 스피커 제조 공장으로 쓰였던 공간을 업사이클링 하여 탄생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갔던 저희 가족들은 허름한 외부를 보고 왜 이렇게 허름한데에서 뮤지엄을 열었나 했어요.
관람시간:
10:00 ~ 20:00
관람료:
성인: 17,000원
청소년: 13,000원
소인: 10,000원
저희는 현장에서 표를 구매했습니다.
입장권과 티(tea)를 함께 파는 상품도 있었지만 관람 후 오설록으로 이동할 계획이라 차는 패스하고 입장권만 구매했습니다. 유모차가 필요하면 매표소에서 대여도 해주니 참고하세요.
티켓은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가시면 할인 등을 더 챙길 수 있겠죠?
아르떼 뮤지엄은 미디어 아트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캄캄한 공간입니다.
그래야 작품의 몰입도 높아지고 빛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두돌 지난 둘째는 너무 무서워했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유모차 차양막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나가자고 했어요ㅠㅠ
하지만 조금 큰 여섯살은 꽃이며 나비가 사방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환상적이라고 했어요.
성인인 저는 처음엔 착각의 방에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멀미나고 답답한 기분이 들었는데 공간에 적응이 되니 작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동양화 스타일의 작품이었는데 아이들이 나가자고 칭얼거려 온전히 관람하진 못했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포근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작품 안에 들어가 있음으로써 완성되는 체험형 미디어아트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지난해 말에 밀리의서재에서 '온세상의 세이지'라는 의 오디오북을 들었었는데요. 주인공이 신체가 망가지며 정신을 프로그래밍해서
프로그램으로 남아 사랑하는 사람과 가상의 세계에서 만난다는 내용입니다.
소설속에서 나오는 가상현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된다면 이런 느낌이겠다 하고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이 오디오북을 완독한 후라 더욱 아르떼뮤지엄의 미디어아트에 몰입하고 감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갈 계획이 있으신데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계신다면 비행기 안에서라도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여튼 결론적으론 엄마가 아이들보다 좋아했던 아르떼 뮤지엄이었어요.
아이들이 체험할 것은 색칠해서 스캔하면 스크린으로 자신의 작품이 나오는 활동 정도 있었어요. 어린이가 방문하는 박물관마다 있는 활동이라 별 흥미 없어할 줄 알았는데 꽤나 진득하게 앉아서 열심히 색칠을 하더라고요ㅎㅎㅎ
그리고 모래사장에서 파도가 치는 것을 구현해놓은 방이 있었는데 그 공간은 저희 신랑의 원픽이었어요. 거기 앉아서 혼자 한두시간 멍때리고 오고 싶다고 했어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이긴 했지만 여행 계획에도 없었던 아르떼 뮤지엄은 애들 크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