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기 전에 둘째가 장염에 걸렸었어요. 다 나앗지만 혹시 몰라 물놀이는 자제하는게 좋을 듯 해서 둘째와 저만 덜렁 숙소에 남았어요. 첫 물놀이 시간엔 리조트를 구경했고 그 다음 물놀이 시간엔 둘이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습니다. 이날도 역시 눈이 제법 흩날렸지만 제주도까지 왔는데 제가 직접 드라이브 정말 하고싶었거든요~ 비록 아기가 함께하는 그림은 제 계획엔 없었지만...^_ㅜ 초보운전자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물놀이 가는 가족들 챙겨 보낸 후 둘째와 차에 탔습니다.
저희가 머물렀던 숙소는 애월이라 내비게이션에 애월 드라이브를 검색해봤어요, 그랬더니 하귀 애월 드라이브코스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검색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해안도로 달리는게 드라이브지! 하며 무작정 나갔습니다. 기린젤리가 먹고싶다는 아이 기린젤리도 사줄 겸 하나로 마트를 들렸다가 갔어요. 바다를 보면서 달리다가 갑자기 조각상이 보이고 주차장이 보이고 하길래 내려서 아이와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귀까진 가지도 못하고 저희가 산책했던 곳은 한담해안산책로였어요. 일단 주차장이 보여 주차를 해봅니다. 사람은 많아보이는데 어쩐지 주차장은 한가하더라고요! 1시간에 4천원하는 주차장이었어요. 차라리 커피를 한잔 마시고 카페 주차장에 차를 댈걸 그랬나봐요ㅜㅜ
원래 계획은 드라이브였는데 계속 차를 탔다간 아이가 잠들 것 같았어요. 아시죠? 추가 낮잠은 기약없는 육퇴를 의미한다는 것... 그래서 너무 추웠지만 좀 걷기로 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1월 겨울 제주도는 너무 추웠어요ㅠㅠ 너무 추운듯 하여 아이를 담요로 둘둘 말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로로 나갔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아이고 애 춥겠네"를 연발하셔서 나쁜엄마가 된 기분이었지만 어쩌겠어요...? 나와 울애기만 행복하면 됐져..^^ 서해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살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는 애월의 바다를 보고 딱히 흥분하지 않았어요. 우리집에서 보이는 물보다 훨씬 알록달록한 색의 물이라고ㅠㅠ
와 증말 저도 바닷바람 맞으며 살고 있긴 하지만 동네도 너무 추워서 겨울엔 지하로만 다니는데 기분 낸다고 전신으로 바람을 맞으며 산책했습니다. 아기도 신나라고 엄청 호들갑떨며 너무 좋다고 계속 얘기하니깐 엄마와 단둘이 나온게 좋았는지 "바다야! 담요에 묻어라!!"하며 연신 바다를 향해 소리쳐댔어요.
춥기도 추웠고 슬슬 가족들이 물놀이하고 방으로 돌아올 시간이 다 된듯 하여 유턴했습니다. 산책은 한 40분정도 한 것 같아요ㅎㅎㅎ산책로가 경사가 지긴 했지만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어요. 날씨가 추워서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바람을 뚫고 산책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답니다. 관광지 온 기분 제대로 내고 왔어요.
이번엔 하귀 해안 드라이브코스를 쭉 돌지 못해 아쉬웠지만 아이가 좀 더 자라면 편안히 돌아볼 수 있겠죠? 평소에 첫째 위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둘째와 단둘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 추억을 쌓아서 행복했어요. 그치만 아기와 함께 겨울에 해안 산책로에 다녀온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는 말을 전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4, 5, 6세 아이와 함께한 제주도 뽀로로 앤 타요 테마파크
겨울 제주도 아르떼 뮤지엄 방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