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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마법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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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으면 내 안의 글쓰기를 향한 욕망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처음 읽었을 때는 당장 글을 쓰고 싶어서 손과 머릿속이 간질간질거렸다.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내 글을 남에게 보여줄 때 느껴졌던 수치심 같은 것을 내려놓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에겐 졸작을 쓸 권리가 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 다이어리에 정리해 놓은 글을 블로그에 옮기면서 내가 글쓰기에 진심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쓸때마다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낯설지만 대견한 숨겨진 내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제법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내가 좋아진다. 뭐, 원래도 나는 나를 좋아하긴 했지만  글을 꾸준히 쓴 이후로는 내가 나라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뼛속까지 내려가, 나를 만나는 글을 써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하고, 글을 쓰게 하며,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이루어 내도록 하는 방법을 총망라한 책이다. 첫 마음은 어때야 하는지, 첫 생각은 왜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지, 내 강박관념은 무엇인지 등 단순히 글을 쓰는 기술을 넘어, 자신을 발견하는 글쓰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자신의 느낌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도록 조언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처음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
출판
한문화
출판일
2018.10.27

 

자신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 나가야 한다.

 내가 경험한 인생에 대해 정리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것 부터 말이다. 처음 노트를 펼치고 도서관에 앉았다. 우연히 창밖을 봤을 때 비둘기 한 마리가 지나갔다. 그래서 비둘기를 주제로 잡은 것이었는데 비둘기와 관련된 나의 추억은 생각보다 줄줄이 펜 끝으로 흘러나왔다. 할아버지와 어릴 때 여의도 공원에서 비둘기 모이를 줬던 추억, 그날 돌아오는 길에 쌍둥이 빌딩 사이를 지날 때 엄청난 바람이 불어 신기했던 기억, 어린 시절 다녔던 체육관 이름 등등 계속해서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추억이 종이 위에 글자로 남겨지니 별게 되었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편집, 검열, 통제,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첫 생각은 에고 또는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논리적 메커니즘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이건 좀 어렵긴 하다. '첫 생각'은 평소 생각을 깊이 하려고 들지 않았던 나의 특성 상 너무 가볍고 대수롭지 않은 생각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보니 첫 생각을 적게 되면 굉장히 유치해 보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좀 나아지려나? 여하튼 나는  글을 쓸 때 처음 시작만 하면 그다음 풀어나가기 어렵지 않은 편인데, 첫 생각으로 시작을 하려고 하니 가벼운 마음보다는 첫 줄에 대한 부담감이 들었다. 그만큼 아직 나는 보이는 것에 의식을 많이 하는 사람인가 보다. 가야 할 길이 멀군.

멈추지 말고 써라.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
어떤 기준에 맞춰 글을 조절하지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순간의 것을 잡아 계속 써라.

 

우리는 계속해서 비료가 될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오년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위에 세 인용 구절이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는 조언들이었다. 그전엔 잘 쓰지 못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 나는 글은 서론, 본론, 결론이 있어야 한다는 논술용 글쓰기만 배워본 사람이었고, 가장 진지하게 내가 썼던 글은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나탈리 골드버그의 이러한 조언 덕분에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쭉 써내려감을 반복하다 보니 부담감보다는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이 드니 글 쓰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다.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여라.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말고 그저 당신의 상황과 진실을 적어라.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듣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많이 읽고, 잘 듣고, 많이 써라.
조바심을 내려놓고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충분하다고 느낄 때 한번 더 자신을 밀고나가 보라.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 언제나 더 멀리,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요즘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다 썼다고 생각했을 때 한 줄 더 써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 한 줄의 힘을 받아 내 안의 있는 이야기가 쥐어짜진다. 조금 더 덧붙이면 또 덧붙인 데서 이어나갈 수 있다. 어쩔 때 보면 이러다 글이 끝나겠나, 싶을 때도 있다.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잃지 말고, 저 너머에 있는 광활한 인생을 바라보라.
글을 '잘' 쓰는 것에 대해서도 염려치 말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니까.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하고싶다는 마음이 생긴 지는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런 내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쓰레기 같은 글만 쓰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라는 나탈리 골드버그의 말에 동의한다. 감정을 글로 풀어냄으로써 너무 심하게 얽히고 꼬여서 풀지 못할 것 같은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금세 요동치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으니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과 의욕이 생긴다. 정신과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거기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 이런 느낌일까?

글을 왜 쓰는가. 깊이 생각하지는 말라.

 한동안 나를 괴롭혔던 문제다. 내가 글을 왜 쓰는가. 나는 글쓰기를 하는 동기가 부족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쓰는게 좋아 썼는데 갑자기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필요한 날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그냥 쓰는 거지, 뭐. 깊이 생각하지는 말아야겠다. 일단 지금 이 시간에 내 주위에 흘러가고 있는 것들을 잡아다가 묶어놓고 싶다.

고독을 이용하라. 고독은 당신에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만들어 줄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을 쓰자마자 다시 읽어보지 말라. 제한된 시간 안에서 훈련하는 규칙.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냥 써라'다. 앞 뒤 재지 말고 그저 생각나는대로, 나에게는 쓰레기를 쓸 권리가 있으니 계속해서 써 내려가다 보면 언젠간 내가 쓴 쓰레기들이 발효되며 뭔가 근사한 것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왜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그냥 쓰자. 문득 앞으로 몇 년 뒤에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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