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빅터 플랭클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인이다. 그는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로 살고 있었지만, 1942년 독일의 나치 정권이 유대인 탄압 정책 때문에 강제수용소르 끌려가게 된다. 빅터 플랭클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3년 정도의 수감생활을 겪게 된다.
이 책은 빅터 플랭클이 수용소를 다녀와서 쓴 책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플랭클이 직접 겪었던 일과, 그 안에서 깨달은 삶의 의미를 돌아와서 정리해 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나치가 유대인에게 가한 일들이 너무 끔직해서 비현실적이게 느껴질 정도였다. 1940년 대면 그다지 오래 전도 아니란 사실에 더욱 오금이 저린다.
- 저자
- 빅터 프랭클
- 출판
- 청아출판사
- 출판일
- 2020.05.30
우리는 우스꽝스럽게 벌거벗겨진 몸뚱이 외에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서로를 재밌게 해주려고 그야말로 안간힘을 썼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공포를 이겨낼 가장 강한 방법이 유머라고 한다. 그들은 배식받는 스프가 너무 씹을 게 없어서 "바닥부터 긁어서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들이 나중에 수용소에서 나가 파티에서 만난다고 생각하며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파티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저는 바닥부터 긁어서 주세요." 라고 말할거라는 얘길 하며 잠시나마 웃음을 나눈다. 이러한 소소한 유머가 힘든 상황을 버티는데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세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저런 상황에서 유머로 승화시키는 사람이라 그런지 공감이 많이 되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 최종적으로 분석해 보면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내적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내 생각엔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플랭클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에 가장 진한 여운을 남긴 문장이라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여하튼 중요한건 인간은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거다. 내가 지금 이런 사람이 되어 있는 이유는 과거의 내 선택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이 얼마나 명료한 논리인가.
비스마르크 "인생이란 치과 의사 앞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 그 앞에 앉을 때마다 최악의 통증이 곧 찾아올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다 보면 어느새 통증이 끝나 있는 것이다."
스피노자 <<윤리학>>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이건 글쓰기를 통해 내가 경험해본 일이다. 고통스러운 감정과 마주하면 그 고통이 눈녹듯 사라진다. 그리고 그 고통이 있던 자리엔 굳은 살이 생긴다. 부들부들했던 처음과는 다른 딱딱한 굳은 살. 이 굳은 살은 훈장이 되어 보드랍던 피부를 가졌을 때 보다 내가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니체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상황도 견딜 수 있다."
오로지 책임감을 갖는 것을 통해서만 삶에 응답할 수 있다. 책임감은 인간 존재의 본질이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삶의 유한성은 자신의 삶으로부터 성취해 낸 성과의 궁극성과 대면하게 만든다.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 처럼 살으라는 얘기가 이 책에서 나온 얘기인 줄 몰랐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명언을 보다가몇 번 마주쳤던 말이다. 좀 더 신중하게 살아보라고 하는거겠지?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 두개의 명언 중 선택할 자유는 내게 있다.
빅터플랭클은 저명한 철학자나 작가의 말을 잘 인용한다. 니체, 도스토예프스키, 비스마르크, 스피노자 등등 나는 이름만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다. 이 책을 읽고 연계독서할 책 목록이 늘어났다.
여기서 부터는 책 후반부에 부록처럼 실려있는 빅터플랭클이 만들어낸 '로고 테라피'의 이론에서 발췌한 문장들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세가지 방법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가능성 대신에 나는 내 과거 속에 어떤 실체를 갖고 있어. 내가 했던 일, 내가 했던 사랑뿐만 아니라 내가 용감하게 견뎌 냈던 시련이라는 실체까지도 말이야. 이 고통들은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지. 비록 남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이것이 바로 훈장처럼 남은 굳은 살이 아닐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고통을 견뎌낸 내가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그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그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고통을 자랑스럽게 생각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나간 내 고통 또한 그렇다.
역설의도는 두려움이 있던 자리에 그 반대되는 소망이 들어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안이라는 돛대에서 바람이 빠져나간다.
강박증과 맞서 싸우기를 중단하고 대신 아주 반어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비웃어주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증세가 점점 약해지면서 결국에는 없어지고 만다.
예기 불안은 역설의도로 좌절시켜야 하며, 과잉 의도와 과잉 투사는 역투사의 방식으로 좌절시켜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환자가 자기 자신을 초월해야 한다는 것.
◎책 추천
[서평] 목소리를 삼킨 아이-나의 아이를 돌아보다
우리집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불안도가 굉장히 높은 아이라 새학년이 시작되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편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학기초엔 교실에 혼자 들어가지도 못
glloinsight.com
[서평] 오십의 태도- 좋은 습관을 장착하라
나는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재능이 있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 속이 후련해지기 때문이다. 우연히 작년에 글쓰기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수업이 끝난 후 아쉬워 같이 수업 들었던
glloinsight.com
[서평]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터 카터
이 책은 마법같은 책이었다. 추천해주신 분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읽으셨다고 하셔서 기대를 잔뜩 하고 빌려왔는데 나는 이 책을 펼치기만 하면 잠이 쏟아졌다. 진짜 몇 번을 잠들었는지 모르겠
glloinsigh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