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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관찰일지 2025. 07. 11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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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일찍 일어나니 함께 자던 안나도 일찍 일어났다. 일어난 시각은 6시 35분이었다. 안나가 일어나면 내가 침대로 가서 안나를 안고 거실로 나오는 걸 좋아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공룡소리가 소리가 들렸다. 안나가 깨어난 소리다. 나는 안나를 안고 거실로 나오려다가 엘사방에 들어가 엘사를 깨웠다. 안나는 엘사의 벙커침대 계단에 내려달라고 하더니 개다리춤울 열심히 추며 웃기는 표정으로 “언니 나 좀 봐봐라~~~”하고 추었다.

 아빠가 출근하신 후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함께 거실에 앉아 종이접기를 했다. 어제 배운 물고기접기를 나에게  알려주며 뿌듯해 했다. 그 다음 꽃바구니와 장미꽃을 접었는데 책을 펼쳐놓고 나를 따라접었다. 근데 내가 잘못접어 두번 다 다시 접고 하는 과정에서 어렵다고 조금 징징거렸다.

 언니가 머리 묶는데 와서 자기도 지금 당장 묶고싶다고 덥다며 칭얼거렸다. 자기 차례가 되자 심술궂은 표정으로 고데기를  자기도 하고싶다고 했다. 해주었더니 뜨겁다고 또 칭얼거렸다. 이것저것 요구하기 시작하더니 고양이 머리를 해달라고 해서 해줬더니 기분이 풀렸다. 안나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기분이 풀리는 아이다. 원하는 것이 있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어줄 때까지 옆에서 계속 얘기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럴 땐 가끔 화가 난다. 

 

 결국 오늘 일찍 일어났고, 태권도 끝나자 마자 언니 점핑클럽 참관하는데에서 함께 수업 참관을 했고, 옷가게에 옷을 교환하러 함께 다녀왔고, 텃밭에 잡초 뽑으러도 함께 다녀와 지칠대로 지쳐보였다. 심지어 넘어져서 다쳤다가 덧났던 팔을 또 다쳐 피까지 흘렸다. 꽈당거리는걸 보면 정말 어릴 때 내 모습과 비슷한 우리 안나.... 막둥이 밥주는거 보고 잔다고 버티다가 10시가 거의 다되어 쓰러지듯 잠들었다. 부디 내일 늦게까지 자길ㅠㅠ...

 

 자신을 지금 당장 봐달라고 바쁜 나를 불러 세워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안나에게 "엄마가 기다려달라고 얘기하면 다른 것 하면서 놀면서 좀 기다려줘. 퍼즐, 종이접기, 블록, 언니와 놀기 같은거 하면서 엄마 기다려줘야 엄마가 하던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안나와 놀 수 있어. 엄마 하던 일 마무리 하고 안나에게 갈게.  알았지?"라고 말할 때  안나의 눈과 콧물은 근육이 풀려버린 것 처럼 온갖 것을 쏟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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