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의 제철과일인 산딸기. 산딸기는 쉽게 무르기 때문에 딱 이 시기에만 생과를 먹을 수 있답니다. 요즘 과일가게에 가면 산딸기가 자주 보이기 때문인지 아이가 산딸기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산딸기를 한 팩 사 왔습니다. 흐르는 물에 씻어서 한 움큼씩 쥐어 그릇에 담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줬어요.
잠시 뒤, 큰 아이가 "엄마! 산딸기에 벌레가 있어요." 하면서 기겁을 하며 저를 부르더라고요. 아이의 그릇을 살펴보니 아주 작은 벌레가 뽈뽈거리며 다니는 게 보였습니다. 잠시 뒤 둘째 아이도 소리치더라고요. "엄마! 제 산딸기에도 벌레가 있어요."
냉장고에 있는 남은 산딸기를 모두 꺼내 볼에 담았습니다. 아이들 나눠줬던 딸기도 다시 회수해 그릇에 넣었어요. 좀 더 꼼꼼하게 과일을 씻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릇에 담고 보니 꽤 많은 벌레들이 돌아다니더라고요ㅠㅠ 그래서 화이트 식초를 꺼내왔습니다.
산딸기를 담고 식초를 좀 넣었어요. 산딸기는 물에 오래 두면 안 되기 때문에 장시간 담궈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산딸기 속에 있는 벌레들 다 나오라고 손으로 휘휘 저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벌레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더라고요. 수영도 잘하는 벌레친구들...
그래도 물은 싫은지 산딸기에서 탈출한 벌레들이 볼 밖으로 도주하는 장면 보이시나요! 무슨 벌렌진 모르겠는데 회색에 가까운 작고 가벼운 벌레입니다. 저희 친정엄마에게 말씀드렸더니 벌레가 돌아다니는 걸 보니 약 안쳤다고 생각하고 먹으라고 하시더라고요ㅋㅋㅋㅋ
몇 수차례 흐르는 물로 헹군 후 키친타올 위에 올려놨어요. 산딸기는 쉽게 무르니 물기를 잘 제거해줘야 해요. 특히 씻은 산딸기는 보관하고 드실 생각 하지 마시고 바로 드시던가 냉동실에 얼려 보관하셔야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이날 하루에 다 먹어버려서 상해서 버리거나 할 것도 없긴 했지만요.
수많은 벌레를 거르고 있는데 딸이 와서 한마디 하더라고요. "엄마, 진딧물인가? 그 벌레는 한 마리가 500개 정도 알을 낳는대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여하튼 완전히 박멸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먹다가 "엄마~ 벌레 또 나왔어요." 하길래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 그냥 죽이고 먹으라고ㅠㅠㅠㅠ
아이들이 다 먹어서 통 닦으려고 보니 벌레가 통을 또 기어다니더라고요. 모르고 먹었을 땐 참 맛있게 잘 먹었는데. 그래도 저희 큰 아이는 산딸기가 딸기보다 맛있다고 하네요. 다음에 산딸기를 사게 되면 식초 대신 소금물에 씻어봐야겠어요.